거꾸로캠퍼스에 가니까 저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만들 수 있는 거예요.
지금 (차비비안)
서울예술대학교 영화과 재학
2024 EXIT
#진짜 나만의 오리지널리티
거꾸로캠퍼스에서 제가 얻은 가장 소중한 것을 한 단어로 이야기하면 ‘진짜’예요.
세상에는 가짜가 정말 많잖아요. 누가 이미 만들어 놓은 걸 다른 사람이 그대로 가져가기도 하고, 어떤 오리지널 콘텐츠가 나오면 그걸로 더 많은 콘텐츠를 재생산하기도 하죠. 근데 저는 늘 ‘진짜’에 집착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거꾸로캠퍼스에 오니까 드디어 저만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만들 수 있는 거예요. ‘세상’ ‘도루’, ‘바론’, ‘지금’ – 모든 거캐머들이 각자의 별명을 가지고 있잖아요. 이건 내가 나에게 지어준 이름이란 말이에요. 나를 제일 잘 아는 내가, 이 세상에 하나 뿐인 나에게, 어떤 이름이 어울릴지 고민해보는 거예요. 내가 중요시하는 ‘진짜’는 거캠에 입학할 때 내가 나의 별명을 짓는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나만의 오리지널리티를 만드는 걸 처음부터 잘 했던 건 아니에요. 미숙하니까 결과물들이 허접했어요. 남에게 보여주기 부끄럽고. 내가 봐왔던 오리지널리티는 정말 진귀한 것들이었는데,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하니, ‘나도 결국 누군가의 가짜인가?’ ‘내가 하는 어떤 것도 진짜가 아니구나’라는 회의감이 자주 들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무언가를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이 그게 ‘진짜 나’라고 생각해주는 것 같아요. “지금이는 이런 걸 좋아하는 친구야.” “지금이는 이런 걸 정말 잘 해.”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들이 저에게 어떤 정체성을 하나씩 붙여줘요. 저는 그것이 ‘진짜 내 본질’이 만들어지는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도 다른 친구들의 본질을 너무 잘 알게 돼요. 그 친구들이 뭘 잘하고, 뭘 잘할 때 빛이 나는지.
결국, 그 진짜를 찾고, 진짜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거꾸로캠퍼스 교육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해요.
#시작할 수 있는 용기
오후에는 문제해결 프로젝트를 하고, 오전에는 주제융합 교과수업이라든지 알파랩 수업을 듣잖아요. 그래서 오전에는 팀원들과 흩어지기도 하는데, 저는 가끔씩 오후 프로젝트와 관련된 여러 아이디어들을 팀원들과 빨리 나누고 싶어서 아침 첫 쉬는 시간에 친구들을 찾아간 적도 있었어요. 내 아이디어를 빨리 세상에 알려주고 싶은 거예요. 나한테는 너무 독창적인 것 같은 아이디어들을!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거꾸로캠퍼스에 입학해서 가장 먼저 배운 게, 아이디어를 발산할 때에는 절대로 남의 아이디어를 내치지 않고, 일단 수용해야한다는 거예요. 저희도 문제해결 솔루션 아이디에이션을 할 때 ‘시간 여행’과 같은 말도 안 되는 크레이지한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는데요. 일단 다 기록해요. 회의록에 안 쓰여지는 건 없어요. 어떤 아이디어든 가치가 없는 아이디어는 없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언가 기록되면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거예요.
그런데 엑시트를 하고 세상에 나와 보니, 내 생각을 이야기하기도 전부터 벌써 지쳐 있기도 하고, 이야기할 힘조차 없을 때가 정말 많더라고요.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 때도 많고요. 그런데 사람들이 들어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건 저의 몫이잖아요. 일단 이야기를 꺼내놓아야 누군가가 들어주니까요.
저는 거캠을 다니면서 제 아이디어를 세상에 말할 용기를 얻었어요. 지금도 저는 쓸데없는 아이디어들을 진짜 많이 떠올리거든요. 그런데, 저는 일단 그냥 말해요. 일단 사람들하고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그 사람들의 손을 잡고, 그냥 말해요. 그 용기로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요.
#설레는 미래
제가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붙잡고 하는 말이 있어요. “나 어젯밤에 내 미래가 너무 기대돼서 잠을 못 잤어.”
사람들이 말하잖아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가슴이 뛴다. 설렌다. 솔직히 저는 진짜 좋아하는 사람을 아직 못 만나서, 그런 설렘을 느껴본 적은 없어요. 그런데 밤에 자려고 이불을 덮고 누우면 ‘이건가보다!’ 싶을 정도로 하고 싶은 게 떠오르고, 그럴 때마다 되게 설레요. 벅차요, 마음이.
#나만의 템포
내가 배울 게 아직 더 남았다고 하는데도 사람들은 나를 ‘세상의 템포’에 맞추라고 해요. 사실 그게 세상의 템포도 아니에요.
제 또래 친구들이 다 취업 걱정을 하잖아요. 근데 저는 거캠을 엑시트한 후로 한 번도 그런 걱정을 해 본 적이 없어요. 다른 친구들도, 엑시트를 하고 나서 그런 걱정을 하는 친구가 없어요. ‘세상이 나에게 거짓말을 하나? 사실은 모두가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세상이 나한테 이런 문제가 있다고 가짜로 뉴스를 꾸며내나?’ 라고 생각할 정도로, 제 주변에그런 걱정을 하는 친구가 없거든요.
왜 그런가 생각을 해보니, 그게 마음의 여유에서 오는 것 같아요. 내가 꼭 지금 당장 내 꿈을 찾지 않아도 되잖아요. (중략) 내가 배울 게 아직 더 남았다고 하는데도 사람들은나를 ‘세상의 템포’에 맞추라고 해요. 사실 그게 세상의 템포도 아니에요. 대한민국의 템포잖아요. 그게 말이 안 되는 거죠. 저는 그게 너무 답답했고, 내가 이런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는 것도 거꾸로캠퍼스에 와서 알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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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여정
중학교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시험지를 백지로 내고 그냥 학교를 나왔어요. 그 뒤로 한동안 방황을 했죠.
거꾸로캠퍼스에 오기 전 다녔던 국제학교에서는 남들은 당연히 잘하는 것들을 저는 잘 못해서 학교 적응에 실패했고, ‘나는 도태된 사람이다’라는 패배감으로 지냈어요. 근데 거캠에 들어오고 깨달은 게 있어요. 국제학교 시스템이 잘 맞는 친구들이 있는 것처럼, 거캠식 교육이 더 잘 맞는 사람도 있다는 거예요. 저는 후자였던 것뿐이었어요. 나에게 최적화된 환경을 찾으니, 좋은 성과들이 따라올 수밖에 없었어요.
그럼 사람들이 묻겠죠. “거꾸로캠퍼스식 교육은 어떤 교육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거캠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정답이 없는 상황 속에서, 학생 스스로 끊임 없는 질문을 통해 답을 끌어내도록하는 거예요. 저는 거캠에서 ‘헌책 순환’을 주제로 문제해결 프로젝트를 했었는데요. 백지 상태에서 ‘진짜 세상의 문제’를 찾는 여정을 시작했어요. 근데 저는 이런 ‘백지 상태’가 무섭지 않단 말이에요. 오히려 즐기는 편이죠. 거캠에서는 그런 채워야 할 백지를 계속 던져줘요. 그 백지의 모양도 다 다르고, 던지는 방식도 제각각이에요.
저는 그 백지들을 하나씩 채워나가면서
‘아,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
‘나는 이런 성향을 가졌구나.’
‘나는 이런 걸 잘 하는구나.’
이런 걸 스스로 알게 됐어요.
거캠에서 나만의 정체성을 찾게 된거죠.

#자기확신
제가 거꾸로캠퍼스를 다니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자기 확신’이에요. 거꾸로캠퍼스는 ‘이렇게 해라’라고 정해진 길을 제시하는 학교가 아니에요.
수업에서도, 프로젝트에서도 결국 내가 누구인지, 뭘 좋아하는지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도와줘요. 사실 처음엔 좀 혼란스럽고, 고민도 많았어요. ‘내가 이 학교를 어떤 모습으로 나가야 할까? 내가 나에 대해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알아가야 할까?’ 이런 미래에 대한 고민들을 저는 그냥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최선을 다해서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풀어보려고 했어요.
코어랩 수업을 들어도 ‘이번 학기에는 내가 수업을 제일 열심히 듣는 사람이 되어보자’라든지, 알파랩 같은 경우에는 ‘내가 지금 개발을 1도 모르지만, 두 달 안에 앱 틀은 잡아볼 수 있는 개발자가 되어보자’라든지, 문제해결 과정에서는 ‘프로젝트 결과물을 멋지게 만들어내고, 그걸 많은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게 해보자’라든지요.
물론 그게 제가 원하는 목표 지점에 닿지 못할 때도 있었죠. 그래도 늘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했고, 수업이든 프로젝트든 주도적으로 몰입하는 과정에서 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성취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예전 같았으면, 새로운 일을 앞두고 “난 안 될 거야”라는 생각에 시작조차 못했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기본부터 차근차근 배워서 장관상까지 받았는데, 이번에도 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이게 바로, 제가 거꾸로캠퍼스에서 얻은 가장 큰 변화이자 자산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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